Page 58 - 건축구조 Vol. 28 / No. 04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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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시하셨다. 당시는 컴퓨터 없이 수계산으로 2-cycle법이나 카니해법 등을
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통하여 연직 및 수평하중 해석을 하던 시절이었으니 ‘계산척으로 하는 계
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산’이 신기하게 보였을 것이다.
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여기서, 대한건축학회의 ‘건축구조 60년사(2006)’에 쓴 필자의 글 “계산
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척이 컴퓨터보다 공학적이다”는 의강 선생님이 설파하셨던 ‘계산척이 주는

           [그림 4] 부산 구덕체육관 하이퍼셸구조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지혜’를 글로 옮겼었다. 계산척은 다음과 같은 공학적 지혜를 갖출 기회를
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준다.
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첫째, 곱셈과 나눗셈은 탁상계산기보다 빠르다.
           • 건축구조기준에 대한 열정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둘째,  얻은 결과는 공학적으로 필요·충분조건을 갖춘 유효수치내에

            의강 선생님의 건축구조기준에 대한 열정은 발표하신 논문의 수나 내용                      있다.
           을 보면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. 통합검색 학술논문서비스 RISS(Research           셋째,  계산척을 움직이는 수초간 아주 짧은 시간에 ‘계산해서 해답을 얻

           Information Sharing Service)에서 논문을 검색하면 30여 편의 목록이 뜬        음’에 대한 아날로그로 인하여 총체적인 감각을 체득한다.
           다. 그 중 10여 편이 건축구조기준에 관한 것이고, 나머지는 막이론, 소성
           설계, 초고층 및 설계철학 등에 관한 것이다. 1967~2001년에 기고하신 건          ■ 졸저 《건강하고 잘생긴 건물의 구조, 1997》에 덕담의 글을
           축구조기준(Structural Building Standard of Korea) 관련 논문의 제목을   1987년 전우구조건축사사무소 개소 후 10년이 지난 1997년. 그간 기고
          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.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한 잡문을 모아 《건강하고 잘생긴 건물의 구조》, 기문당, 1997’ 책을 내면
            - ACI PS 콘크리트 구조설계규준(역) ; 건축, Vol.11 No.1, [1967]    서 의강 선생님께 덕담의 글을 부탁드렸다. 선생님께서는 이를 흔쾌히 수
            - 건축구조기준의 개선방향 ; 건축구조, Vol.8 No.4, [2001]            락하시고 ‘출간 축사’의 글을 보내주셨는데 그 글은 이러했다.

            -  1994년 개정된 철근콘크리트 극한강도설계법 개정 및 강좌 ; 대한건
              축학회 학 술발표대회 논문집-계획계/구조계, Vol.15 No.1, [1995])
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“論語에 ‘知之者 不如好之者 好之者 不如樂之者-식지자 불여호지자 호

            -  내진 설계기준의 주요 문제점 검토 ; 마춘경, 신성우(콘크리트학회지,
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지자 불여낙지자-’란 구절이 있다. 그 어떤 분야에서건 지식을 갖는 것만으
              Vol.13 No.6, [2001]
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로는 그 일을 좋아하는 사람에 미치지 못하며, 좋아하는 것만으로는 그 일
            - 현행 내진설계기준의 재검증 ; 건축, Vol.43 No.6, [1999]             을 낙으로 삼는 사람을 따를 수 없다는 말로 풀이되는 글이다. 어느 분야에
            - 화재건축물의 구조내력조사법 ; 건축, Vol.16 No.4, [1972]             서나 일가를 이룬다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. 광복 후 근 50년 동안 건

            -  철근콘크리트 구조설계규준 보완판에 대하여 ; 건축, Vol.20 No.2,           축 구조 실무 분야에서는 여러 어려운 사정으로 인해 우수한 구조전문가의
              [1976]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육성·배출이 여의치 아니하였으며, 이러한 환경 하에 구조전문가로 일가를
            - 내진구조계산법의 요점 ; 건축, Vol.32 No.2, [1988]                이룬다는 것은 적어도 樂之者의 경지에 도달한 사람만이 가능하다. 전우구
            -  건축구조설계기준연구 ; 김덕재, 마춘경, 홍성목, 정재철, 조철호, 김             조의 전봉수 소장은 樂之者의 반열에 당당히 오르고도 남는 출중한 자격과

              근덕, 노희 일(건축, Vol.28 No.2, [1984])                    성실한 인품을 구비하고 있으며 내가 평소에 아끼고 존경하는 후배의 한 사

            -  설하중 및 풍하중 규준안 ; 김덕재, 마춘경, 이리형, 박병용(건축,              람이다. 그는 구조전문가로서는 드물게 국제적인 안목과 넓은 식견을 두루
              Vol.25 No.1, [1981]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갖추고 있어 최근 우리 건축설계 1분야가 국제화의 시류에 따라 일대 전환기
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를 맞는 시점에서 꼭 필요한 전문가라고 할 수 있다.
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전우구조가 1997년 2월로 설립 10주년을 맞이하게 된 것은 매우 뜻 깊은
            건축구조기준에 대한 열정은 회사 명칭 ‘표준구조연구소'와 무관하지
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일이다. 업무에 바쁜 중에서도 그 동안 틈틈이 발표했던 알찬 글들을 모아
           않은 것으로 생각한다. 필자는 지난 2015~2020년의 5년간 대한건축학
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한 권의 문집으로 엮어 설립 10주년을 기념하여 간행하게 된 것은 마치 국제
           회의 ‘국가표준 한국건축규정개발연구단(National Building Codes and
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화의 물결을 헤치고 새로이 도약하는 ‘전우구조號’의 새로운 출범을 축하하
           Standards of Korea)’의 책임자 역할을 하였으나 건축구조기준에 대한 열
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려는 진수식을 기념하는 것 같은 의미를 가졌다고 본다. …” (1997. 8. )
           정과 공부가 아직도 부족함을 자성한다.

           • 계산척, 프로 엔지니어의 지혜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라는 분에 넘치는 덕담의 글을 주셨다.
            의강 선생님은 소형 계산척을 늘 주머니에 지니고 다니셨다. 설계협의                 아는 것보다 그 일을 좋아함이 낫고 그 보다 그 일을 낙으로 삼으라
           시 보의 단면을 급히 변경 조정을 하여야 할 상황에서 의강 선생은 그 계산             는 공자 말씀을 빌어서 프로페셔널 엔지니어의 자세를 알려 주셨다. 이에



           56    건 축 구 조    2021 _ 07 _ 08   제28권 / 제04호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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